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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소설

第一辞色 (제일사색) 第3章 棋局 (part 2

by westend88 2024. 12. 29.

 

第3章 棋局 - 바둑판 

 

이튿날 아침 나는 약속 시간보다 조금 일찍 도착했는데 이정은 이미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별로 웃지 않았고 인사 한 후에도 더 이상 말을 하지 않고 등불 하나를 들고 내 옆을 걸었을 뿐이다. 나는 그를 따라 배에서 내렸다.

 

오늘 포성은 짙은 안개가 끼어 어디가 어디인지 변별할 수 없었다. 나는 좁은 길을 더듬어 길을 따라 성곽에 있는 마을을 둘러보며 한 수척한 노인을 붙잡고 물었다. "여기가 육가촌(陆家村)인가요?”

 

노인은 고개를 끄덕이며 그렇다고 말했다.

 

"육석(陆石)의 미망인인 육주(陆周)씨가 여기에 살고 있을까요?”

 

노인은 약간 놀라서 나를 쳐다보더니, 다시 내 곁의 이정을 바라보며 말했다. "육주는 작년 흉년에 굶어 죽었는데 왜 그녀를 찾는거요?”

 

나는 잠자코 그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았다.

 

"그의 막내아들은 2년 먼저 병으로 죽었고, 지금은 육주의 남동생이 키우고 있는 큰아들이 남아 있습니다."

노인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한숨을 쉬었다 "그는 전투에서 죽었을 때도 연금이 많지 않았고, 이 고아와 과부를 남겨두고 흉년을 맞게되니 정말 처참하오.”

안개가 조금 걷히자 나는 우리가 밭 한가운데 있는 것을 보았는데 작물이 드문드문 있을 뿐이다. 나는 노인에게 육석의 아들을 찾아달라고 부탁했고, 노인은 오늘이 육주의 기일이니 육석의 큰 아들은 지금 마을 묘지에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연한 날이었다.

나와 이정은 노인을 따라 마을 묘지까지 걸어갔는데, 그때 안개가 여전히 짙게 끼어 묘지 일대가 음산해 보였다. 노인이 묘지에 다다랐을 때 까마귀가 여기저기서 울기 시작하자, 그는 약간 겁에 질린 표정을 짓고 나를 돌아보며 말했다. "아가씨는 여기서 기다리지 그래. 두자(豆子)가 곧 돌아올거야."

 

나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이정을 향해 손을 내밀었다.

"등불을 좀 빌려줘요. 나 혼자 가도 돼요.”

 

"공자께서 아가씨를 잘 보호해 달라고 하셨습니다." 이정은 내가 혼자가는 것에 동의하지 않았고, 그의 눈은 나를 보지 않았다.

 

나는 이정을 잠시 바라보다가 말했다.

"오늘은 망일(望日 보름날/ 음력 매달 15일)인데 정국(郑国)의 풍속은 망일에 묘지에 들어가는 것을 꺼린다고 들었어요. 나는 당신이 정국 출신인줄 알았는데요. ”

 

굳은 침묵으로 일관하던 이정의 표정이 마침내 일말의 동요를 일으키며 그는 의아한 듯이 나를 바라보았다.

"아가씨가 어떻게 알아요…" 하고 묻다가 그는 말을 멈추고 대답했다.

"소인은 원래 정국 사람인데 공자님을 따라 여러 나라를 다니면서 입항하여 그 나라의 관습을 따르는 법도 알고 있습니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더 이상 고집하지 않았다. 나는 노인에게 감사인사를 한 후 괜찮다고 말하면서도 여전히 약간 긴장한 이정과 함께 안개가 자욱한 묘지로 들어갔다.

그 아이가 안개 속에 나타났을 때 나는 그가 약간 굳어 있는 것을 보았다.

 

정국 사람들은 귀신(鬼神)을 가장 존경해서 확실히 이정에게는 곤란했다.

 

그 아이는 지금 묘비 앞에 무릎을 꿇고 종이를 태우고 있는데, 우리를 보자마자 더듬거리며 땅에서 일어나더니 동그란 큰 두 눈이 우리를 보고 있었다. 아마 이런 안개 낀 날, 이런 묘지에서 우리를 만나자 그도 크게 놀랐다.

 

"네가 육석의 아들이니?" 나는 그에게 몸을 숙여 물었다.

 

그는 여위고 연약한 것이 마치 가뭄에 시달리는 듬성듬성한 농작물같았다. 불과 10대 초반으로 보였다.

 

그는 전전긍긍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이정을 다시 보니, 목소리가 떨렸다. "당신들...…뭔데?"

 

보아하니 우리는 그에게 목숨을 해치는 악귀처럼 취급당하는 것 같다.

나는 품에서 핏자국이 묻은 편지 한 통을 꺼내 그에게 건네주었다.

"이것은 네 아버지가 죽기 전에 보내지 않은 편지인데, 네 어머니께 가져다 달라고 부탁했다. 네 어머니가 돌아가셨으니 네게 주마.”

그는 멍하니 편지를 받아 봉투를 열고 잠시 바라보다가, 조금 무력한 표정으로 나를 올려다보았다. " 전 글자를 읽을 줄 몰라요"

 

나는 그에게서 편지를 받고 그의 어머니의 묘비를 바라보았다. " 그럼 내가 읽을게"

 

"내 아내 홍방, 글자를 보는 것이 마치 얼굴을 보는 것 같다. ("글자를 마주보는 것 같다"라고 번역할 수 있다. 이 표현은 글을 읽거나 보면 마치 그 사람을 직접 마주본 것처럼 느낀다는 뜻을 담고 있다. "字"는 글자를 나타내며, "面"은 얼굴을 나타낸다. 이 표현은 글자나 문장을 통해 상대방의 의도나 감정을 감지하고 느끼는 능력을 강조하는 것이며, 주로 편지나 메시지를 받을 때 사용됨). 전쟁은 긴급하고 사상자가 많이 발생했어. 아마 내일 전투에서는 돌아오지 못할 것 같다.내가 돌아오지 않으면 기다리지 마. 당신 나이는 아직 한창이고 다른 인연을 찾을 수 있어. 나는 당신을 많이 생각하고, 늘 어린시절을 떠올리며 백수를 바라니, 여생에 좋은 사람들이 서로 보살펴 주길 바란다. 맏아들과 둘째는 유난히 귀여웠지만 몇 년 동안 보지 못해 모습이 희미해졌다.이 글을 읽고 눈물을 흘리겠지만 부디 평안하기를 바란다.”

 

묘비가 침울하고 차가운 안개 속에 조용히 서 있었고 까마귀들은 더 이상 시끄럽지 않았다. 마치 이 편지를 듣고 있는 사람이 실제로 있는 것 같았다. 육석이 찾았던 이 편지의 선생은 많은 오자를 썼지만, 문장은 그런대로 괜찮았다.나는 그가 이미 아내와 저승에서 만났다고 생각하는데 이 편지의 의미는 그의 처자에게 일말의 의미일 것이다.

 

항상 젊음을 기억하며 백수를 바라니, 여생에 좋은 사람들이 서로 보살펴주길 바랍니다.

 

결국 그의 아내도 새로 시집갈 기회가 없이 그의 아내로 죽었다.

 

 

나는 편지를 접어서 편지의 의미를 잘 이해하지 못하는 그의 아들에게 건네 주었지만 그는 여전히 소중하게 편지를 받아 품에 안은 채 빨개진 눈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귀인, 나의 아버지는 영웅인가요?”

 

영웅? 이 세상에 영웅이 얼마나 많은가.

 

나는 잠시 그를 보다가 고개를 가로저었다.

"네 아버지는 그저 평범한 사람이었어.”

 

송나라 확장 전쟁에서 죽은 무수히 많은 일반 병사들 중 한 명.

 

" 하지만 네 아버지는 너희를 사랑하셨단다. 지금 그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은 이 세상에 사는 너밖에 없어. "

나는 몸을 숙여 그에게 말했다. "그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다.”

 

결국 나는 묘비에 절을 하고 이정과 떠났다.한낮인데도 햇빛이 강해지면서 안개가 걷히고 하늘에는 엷은 물기가 감돌 뿐 시야를 잘 가리지 않았다. 멀리서 들려오는 아이의 흐느낌에 이정은 차마 발걸음을 옮기지 못했다.

 

나는 겨우 반나절 만에 배로 돌아왔다.

 

 

 
#第一辞色#제일사색
image from google

 

 

그날 밤 희옥에게 바둑을 배울 때 그가 내게 물었다.

"네가 포성에 간 것은 이 육석이라는 사람을 위해 편지를 전달한 것이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 사람이 뭐가 그렇게 특별한데 ? 너는 이런 남의 일에 참견할 사람처럼 보이지 않는데." 그는 바둑판 위에 한 알의 돌을 놓고는 많은 수의 돌을 먹었다.

 

나는 바둑을 멈추고 생각에 잠겨 깊이 웃는 그의 눈을 마주쳤다.

 

"저와 기기가 송도(宋都)로 보내져 전장을 지나갈 때, 그는 죽은 사람들 틈에서 기어 나와 그의 편지와 이름, 고향을 함께 주고는 마지막 숨을 거두었어요. 저는 원래 관여하고 싶지 않았지만, 거절할 시간이 없었습니다.”

 

희옥은 못 믿겠다는 듯 가볍게 웃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는 바둑판 한 곳을 가리켰다.

"이쪽에 두어라.”

 

내가 그의 지도를 따라 바둑을 놓자 그는 턱을 괴고 느릿느릿 말했다.

" 아직 복수할 원한이 남았나?"

"저는 원한이 없어요."

 

"한국, 정국,채국이 멸망하고 송나라의 국군이 암살당했으니 제나라가 멸망한 것에 대한 복수가 아니었나?”

 

"그것은 기기의 복수이지 저의 복수는 아니었어요.”

 

희옥의 눈빛이 바둑판에서 치켜올려지고, 아름다운 봉황의 눈매로 나를 보고 있자니 약간 도발적인 느낌이 들었다.

 

"고국이 멸망하고 부왕과 모후가 자결했고, 너는 군림하던 공주에서 하루아침에 노비로 전락한 것을 원망하지 않느냐? "

 

나는 가볍게 한 번 웃었다.이 문제를 내가 적지 않은 사람들에게 대답한 것 같다. 처음에 막 기기의 복수를 돕기 시작할 때, 기기는 내가 무정해서 제나라의 멸망에 무관심했다고 원망했다.

 

그러나 주 천자가 사해를 통일하여 속국(제후국)을 나눈지 이미 수백 년이 지났고, 지금은 주 왕실이 쇠미해져서 제후들이 서로 토벌하고 있으니 나라가 망한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지난 백년 동안 크고 작은 나라가 망했는데 제나라가 망할 수 없나요? 망국의 군주는 대부분 나라와 함께 죽었고, 우리 아버지는 예외일까요? 제나라는 이미 그런 상태였고, 이 네 나라의 연합이 없었으면 조만간 다른 나라가 침범할 것이고, 멸망은 시간문제였습니다. 정말 원망스럽다면 나의 부왕께서 나라를 잘 다스리지 못하신 것을 원망할 뿐이지, 그는 이미 목숨을 바쳐 순국하였으니 정말 다른 원한은 없습니다."

 

희옥은 한참 동안 나를 쳐다보았는데, 그는 습관적으로 웃는 눈에 약간의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건 네 부모님과 가족이야.”

 

"그래서요?" 나는 그를 바라보았고 그는 잠시 침묵하다가 천천히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나를 원망하지 않느냐? 나는 너를 위협하여 너를 노비로 삼고 너의 자유를 빼앗았다.”

 

"자유는 좋은 것이죠. 아주 좋은 것이죠. 그러나 그건 결국 사치일 뿐입니다. 배불리 먹고 따뜻하게 옷입는 생활을 하며 목숨을 이어가지 못하면서 자유에 대해 이야기할 여지가 어디 있겠어요."

나는 바둑판에 돌을 두고 눈을 들어 날카로운 그의 눈빛을 받았다.

 

"그날 저는 병사들을 매수하고, 궁 밖에 재산을 묻어 두었기 때문에, 탈출한 후 한 동안 걱정없이 먹고 마실 수 있었어요. 그러나 저는 허약하여 이 난세에 혼자 보물을 가지고 도망가는 것도 사방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어 두려워요. 당신은 나의 자유를 빼앗고, 나를 먹여주고 입혀주며 내 목숨을 지켜주죠. 이것은 매우 공정한 장사인데, 제가 왜 당신을 원망하나요?”

 

그는 나를 한참 바라보다가 바둑판을 바라보며 웃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장생겁 (长生劫_바둑용어), 비겼다 (和棋)"

나는 눈을 낮추며 말했다. "공자가 잘 지도해 주셨습니다."

 

그는 손에 들고 있던 바둑알을 다시 등나무 상자에 넣고 천천히 말했다.

"너는 정말 흥미로운 괴짜다."